이제 2년만 있으면 신시내티에서 산 지도 10년이 다 되어간다. 신시내티는 한국에 비하면 심심하고 또 불편한 곳이지만, 그래도 나름의 여유와 재미를 갖추고 있는 도시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신시내티에 관해 재미난 사실이나 관점, 역사 등에 대해 잠깐 얘기해 보고자 한다.
10년은 느린 곳
처음 신시내티에 와서 들었던 것 중에 가장 재밌었던 것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신시내티에 대해 한 말이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톰 소여의 모험"이나 "허클베리핀의 모험"을 쓴 그 작가 분이 맞다. 그분 말씀이 세상이 망하면 신시내티에 있고 싶다고. 왜냐하면 신시내티는 모든 것이 10년이나 뒤쳐진 곳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
If the world comes to an end, I want to be in Cincinnati. Everything comes there ten years later.
이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나는 신시내티에 있고 싶다. 거기는 모든 게 10년은 늦게 오기 때문이다.
-Mark Twain
이게 정말 마크 트웨인 씨가 말씀하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지역 신문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10년이 아니라 20년이라고 하는 등 버전도 여러 가지이다. 어쨌든 가장 유명한 버전을 인용해 보았다. 로컬 사람들은 너무 맞는 말이라며 웃겨하는 말이다. 내 생각에 이제는 인터넷의 발달로 10년 까지는 안 걸리고 한 5년 정도 늦는 것 같다. 😂 (하하하.)
나는 한참 한국에 버블티가 유행하던 시절에 신시내티로 이사를 왔더랬다. 먹고 싶어도 당연히 파는 곳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내나 아시아 인구가 많은 마을에는 가게가 여럿 생겼다. TSAO CHA, Kung Fu Tea에 이어 이제는 Tiger Sugar도 있다! 심지어 이제는 모찌 도넛도 구할 수 있고 한국식 치킨 가게며 베이커리까지 여럿 문을 열었다. 미국 것이 아닌 다른 나라 관련된 나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니! 세상을 따라 잡아가는 중인 신시내티이다.
세계 최초 첫 프로 야구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알 수도 있는 사실이지만, 세계 최초의 프로 야구팀은 바로 신시내티에서 시작했다! 당시의 이름은 신시내티의 레드 스타킹스(Cincinnate Red Stockings)로, 지금은 신시내티 야구팀은 신시내티 레즈(Cincinnati Reds)라고 불린다. 1869년 10명의 선수들에게 월급을 주면서 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야구 선수가 연봉을 받고 팀을 이적하고 하는 게 당연한 개념이지만 그 당시에는 야구 선수가 그런 식으로 급여를 받는 건 드문 일이었다고.
1869년부터 1870년대 초반까지는 꽤 강한 야구팀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1869년 시즌에서는 57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런 영광스러운 기록과는 다르게 요즘의 신시내티 야구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월드 시리즈 타이틀도 마지막으로 이긴 것이 1990년이라고 한다. 그래도 오하이오 강변 옆에 홈 경기장과 전시장이 있어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 가득하다.
한 때는 번성했던 도시
신시내티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기까지 미국에서 주요하고 번창한 도시로 손꼽혔다. 이 시기에는 신시내티가 미국의 서부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통과 경제적 중심지로서 발전했던 것이다. 신시내티는 오하이오 강 주변의 핵심 지역으로, 운하, 철도, 도로 네트워크가 만나는 중요한 지점으로 발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신시내티는 제조업의 쇠퇴와 도심의 경제 쇠퇴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점차 쇠퇴했다고 한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도심의 인구가 줄어들고 사회·경제적인 문제가 꽤 컸던 모양이다. 하지만 최근 몇십 년 동안 신시내티는 도심 재생과 경제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제 쇠퇴기에서는 벗어나 다시 성장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예전 신시내티에 멋지고 훌륭한 건축물 등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철거가 된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제일 아까운 것은 1874년에 지어졌다는 신시내티 공립 도서관이다. 1955년에 건물 상태도 악화되고 현대적인 시설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철거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 웅장하고 멋져서, 보수를 잘해서 건물이 지금까지 남아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관광지로도 꽤나 인기가 많았을 것이다. 혹시나 사진이 더 궁금하시다면 구글에 "The old Cincinnati Library"를 검색해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퀸 시티 (The Queen City)
신시내티의 별명은 퀸 시티이다. 나라가 세워진 이래 한 번도 왕정이었던 적이 없었던 나라의 도시 별명이 퀸 시티인 것이 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왜 그런가 찾아봤더니 심지어 꽤 역사가 긴 별명이었다. 신문에 처음 등장한 것이 1819년이라고 하는데 그 당시 도시가 발전하고 아름다워 "서부의 여왕으로 칭송되고 있다",라고 전해진다. 1854년에는 시인 Henry Wadsworth Longfellow가 쓴 Catawba Wine라는 시에서도 신시내티의 와이너리를 찬양하며 서부의 여왕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여러모로 그 당시 신시내티가 얼마나 발전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신시내티에 관련된 몇 가지 재미난 사실에 대해 이야기를 써 보았다. 역사가 긴 만큼 재미난 사실들이 많은 신시내티이다. 여행으로 오시든 살러 오시든, 아름다움이 가득한 신시내티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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