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오하이오 정보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장/단점

구름한조각 2024. 3. 30.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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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고 겪은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장/단점

 

"The Good Place"라는 드라마에 보면 죽어서 사후 세계에 간 여주인공 엘리노어가 자기는 착하게 살지는 않았어도 너무 나쁘게 살지도 않았다고 'good place'나 'bad place'말고 'medium place'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때 드는 예가 바로 신시내티다. 처음 이 대사를 듣자마자 얼마나 웃었던지!

 

From the show the good place
출처: https://tvgag.com/gag/i-wasnt-freakin-gandhi-but-i-was-okay/

 

I was a medium person. I should get to spend eternity in a medium place. Like Cincinnat!
나는 중간 정도의 인간이었어. 그러니까 나는 내 평생을 중간 정도 되는 곳에서 보내는게 맞아. 신시내티처럼!

 

 

 내가 미국, 신시내티에서 살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8년이 지났다. 처음 오하이오 주에 이사 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8년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그간 느낀 신시내티의 장점과 단점을 가볍게 적어 보고자 한다. 혹시나 신시내티로 이민 또는 이사 오고자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적는 글인데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 있고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른 법이니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좋겠다.

 

신시내티의 장점

 1. 점점 더 발전해 가는 중.

 처음 왔을 때도 다운타운 지역은 낙후된 시설을 개발하고 있었긴 한데. 확실히 요즘은 더 개발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다운타운도 좀 더 안전해진 느낌이고 중심부 (OTR지역)은 금~토 주말 밤에도 사람이 엄청 많다. 큰 도시에 비교하면 물론 심심한 도시이지만 그래도 중서부 도시 치고는 구경 다닐 곳이나, 축제 같은 것도 많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으로 온다면 한 2~4일은 열심히 돌아다닐만한 도시이다.

 

2. 한국인 입장에서 살기 더 좋아지는 중.

 처음에 왔을 때는 한국식 빵이 너무 그리워서 꿈에도 종종 나올 정도였는데... 다운타운에는 파리스바게트, 멀지 않은 옥스퍼드 지역에는 뚜레쥬르도 생겼다. 버블티? 이런 건 꿈도 못 꿨는데 이제는 꽤 흔해졌다. 그 외에 한국식 바비큐, 치킨 파는 곳이나 큰 아시아 마트도 몇 개 더 생겨서, 한국인 입장에서는 예전에 비하면 훨씬 살만해졌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충만치킨 정도 빼고는 다 중국 자본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열어줘서 어디냐 싶은 마음이 크다. 

 

3. 나름 안전하고 엄청 비싸지는 않은 도시

 보통 아시아인들이 많이 사는 신시내티 주변 지역 (메이슨, 웨스트 체스터 등) 포함해서 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 지역들은 그냥 신시내티로 취급받고 있으니. 어쨌든 중서부답게 사람들이 좀 더 여유가 있다고 해야 할지. 길에서 만나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인사하고 거리에서 지나쳐도 "Excuse me" 하는 곳이다. 서울에서는 발 밟히고 어깨빵 당해도 행한 사람도 당한 사람도 그냥 무시하고 가는게 흔한 데 여기는 그런게 없다.

 

 물가나 집값이 요즘 좀 장난 아니게 오르긴 했지만 이건 나라 전체적으로 그런 상황이라... 그래도 나라 평균보다는 물가가 4% 정도 싸다고 한다. 집 값도 대도시 아파트 한 칸 살 정도면 단독주택에서 살 수 있을 정도. 평균 집값이 약 2억 원대이다. 그 정도면 2~4인 가족이 살만한 단독 주택을 구할 수 있다. 

 

 

신시내티의 단점

1. 부족한 한인 인프라

 아시안 마트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는 썼지만, 진짜 한인 마트는 딱 한 군데뿐이다. 있을 건 있는 편이지만 크기가 매우 작다. 동네 슈퍼 정도의 크기이다. H Mart가 들어와 줬으면 하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다. 하지만 한인 인구가 작아서 아마 택도 없을 것 같다. 

 

 한식당도 있기는 한데 내 입장에서는 이 돈과 세금, 팁을 주고 사 먹느니 그냥 집에서 해 먹고 말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집에서 하기 힘들어서 가서 먹을만한 거는 짜장면이나 짬뽕 정도. 감자탕 같은 손 가는 음식을 팔면 좋을 텐데, 아직까지 감자탕 파는 집은 못 봤다. (그래서 결국 이것도 내가 해 먹는다.) 그나마 코로나 이후로는 한국 식재료 파는 사이트들이 많이 생겨서 유용하게 쓰고 있다. 

 

 당연히 한인이 적기 때문에 직항은 없다. 그래서 한국으로 들어가거나 나갈 때 반드시 애틀랜타나 디트로이트 등에서 환승을 해 줘야 하는데, 매번 가고 올 때마다 환승해야 하니 너무나 힘들 것이다. 이제 집에 가서 쉬어야 할 것 같은데 공항에서 다섯 시간씩 기다리면 직항이 있는 도시를 바라게 된다.

 

2.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신시내티 (또는 오하이오 주)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날씨가 맘에 안 들면 10분만 기다리라고 한다. 그만큼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실제로 올 2월은 봄 온 것 마냥 따뜻했는데 3월에 오히려 영하가 되었다. 일주일 안에 사계절이 다 들어있었던 적도 적지 않다. 따뜻하다가 며칠 후 눈 오고 또 며칠 후 따뜻한 이곳. 꽃들이 폈다가 얼어 죽는 어리둥절한 날씨. 한국도 물론 삼한사온이라고 하지만, 여기도 장난이 아니다. 여름을 제외한 계절에 여행을 온다면 사계절 옷을 얼추 다 싸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 나도 그랬고, 어떻게든 다 살게는 되어 있지만, 그래도 대략적으로 어떠한지 궁금하신 분이 있을까 봐 써 보았다. 아직 발전의 여지가 크지만 그래도 처음 왔을 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나아졌다. 내 생각엔 앞으로도 더 살기 좋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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