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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다양한 마트 이야기 1편 - 크로거(Kroger)

구름한조각 2024. 5. 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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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다양한 마트가 존재한다. 예전에는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을 아시안 마트 위주로 글을 써 보았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미국 마트 들에 대해서도 써보고자 한다. 아무래도 처음 이민을 온다거나 하면, 이 많은 마트들 중에서 어디를 가야 할지 궁금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무튼, 미국 마트 1편으로는 내가 살고 있는 신시내티 지역에 본사가 있는 Kroger부터 시작해 보고자 한다.

Kroger 크로거에 관한 이야기
마트 후기 사진 찍을 때마다 어쩐지 날씨가 우중충하다.

Kroger란?

크로거(Kroger)는 미국의 소매 및 식품 회사로, 그 역사는 1883년에 오하이오주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한 개의 작은 가게로 시작하여 현재는 미국 35개 주와 워싱턴 D.C. 에서 2,800여 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50만 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본사 건물은 신시내티 다운타운에 자리 잡고 있다. 숫자에서도 보이듯이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식료품 체인 중 하나로, 다양한 제품과 편의성으로 유명하다. 
 
"크로거가 뭐야? 처음 들어봐!"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 회사가 똑똑한 게 그 지역에 원래 있던 마트 이름을 사서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컬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는 정책을 펼친 것이다. 그래서 유타와 네바다 지역에서는 Smith's, 콜라라도 지역에서는 King Soopers라고 불린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Ralphs이고 애리조나와 텍사스에서는 Fry's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런 이름을 들어보셨다면, 바로 크로거의 자회사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일반 크로거와 마켓 플레이스

크로거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기본적인 식료품점인 그냥 크로거와 Target, Meijer, 또는 Walmart 같은 슈퍼 스토어 느낌의 마켓플레이스가 그것이다. 마켓 플레이스가 아닌 크로거도 사이즈가 일반적인 것과 조금 더 큰 곳으로 나뉘기는 한다. 일반 크로거는 식료품 위주로 물건을 팔지만 약국이 딸려있고 간단한 학용품 등도 살 수 있다. 약국에서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픽업할 수 있고 간단한 예방 접종도 맞을 수 있다. 참고로 독감 주사는 무료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의 일반 크로거는 Little Clinic이라고 마트 안의 작은 의료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일반적인 간단한 진료, 예방접종, 상처 치료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국 병원은 보통 예약을 해야지만 되는데 여기는 그냥 걸어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워크인) 급한 응급 처치가 필요할 때 가기 좋다. 나는 귀에서 갑자기 소리가 막 난 적이 있어서 큰 병원 가기 전에 여기에 들러 진단을 받았었다. 만약 더 큰 처치가 필요한 일이라면 소견서도 써준다. 
 
마켓 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지점들은 가게가 훨씬 크다. 일반 크로거에는 없는 의류, 전자제품 등 더 다양한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보통 일반 크로거도 로티서리 치킨이나 델리 미트를 구할 수 있는 부스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마켓 플레이스는 규모가 더 큰 만큼 보통 술 전문 가게나 초밥 가게 등도 갖추고 있는 편이다. 와인과 치즈 섹션도 더 크다. 
 

크로거의 장점

크로거는 일단 지점이 많아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식료품 위주의 가게이긴 하지만 약국도 딸려있고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식사거리, 학용품, 펫 용품들도 구매할 수 있어서 빠른 쇼핑이 가능하다. 또한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하고 주차장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는 픽업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서 쇼핑을 쉽게 할 수 있다. 집까지 배송해 주는 딜리버리 프로그램도 잘 되어있다. 
 
둘째, 앱을 활용하면 다양한 쿠폰을 바로 클립해 쓸 수 있다. 예전에는 신문을 뒤져서 쿠폰을 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앱으로 간편하게 쿠폰을 쓸 수 있다. 나는 쇼핑하기 전에 미리 그 주의 쿠폰을 쭉 살펴보고 사야 하는 물건을 미리 클립 하는 편이다. 그리고 미리 클립하는 걸 까먹었더라도, 앱으로 바로 할 수 있으니 쇼핑을 하다가 혹시 할인되는지 바로바로 체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멤버십에 가입할 때 가입한 주소로 종이 쿠폰을 추가로 보내주기도 한다. 
 
셋째, 멤버십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물건을 사면 Fuel Point를 얻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나중에 크로거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바로 마트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니라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게 어디냐! 차가 없으면 아무 곳도 갈 수 없는 미국에서, 지금처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때에 몇 센트나마 아낄 수 있다면 당연히 아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제품 코너
우리집 근처 크로거의 아시안 푸드 섹션


넷째, 많지는 않지만 한국 물품을 구할 수 있다. 특히 농심 라면과 CJ 비비고 제품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신라면은 보통 집 주변 아시안 마트보다 싸서 여기서 구매하는 편이다. 오뚜기 간편 밥이나 불고기 양념 같은 것도 팔고 있다.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아시안 푸드 섹션에 한국 물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크로거의 한국 냉동 제품
우리집 근처 크로거의 아시안 냉동제품 코너. 대기업 만세.

 
다섯째, 자체 상품들이 괜찮은 편이다. 크로거는 자체 브랜드가 여러 종류가 있다. 로고에 kroger, Simply Truth, Private Selection이 써져 있다면 크로거 자체 상품들이다. 그냥 크로거 제품은 제일 무난하고 일반적인 식료품 및 가정용품에 붙는다. 심플리 트루쓰는 건강 및 오가닉 제품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프라이빗 셀렉션은 고급 자체 브랜드로 일반 크로거 브랜드 제품보다 좀 더 고품질이다. 근데 프라이빗 셀렉션조차도 다른 대기업 상품들에 비하면 가격이 저렴할 때가 많고 전체적으로 질이 괜찮아서 추천한다.

여섯째, 크로거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며, 환경 보호 및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는 것부터 식량 및 기부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사회 지원까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환경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책임 있는 기업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왕이면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회사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다른 기업들도 사회 환원에 관심을 쏟게 만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크로거의 단점 

크로거의 단점
중간이 텅 비어있던 채소 매대

 
크로거가 아무래도 지점이 많다 보니, 가게들마다의 편차가 큰 편이다. 크로거의 캐치프레이즈는 "Fresh For Everyone!"인데, 우리 집 근처 크로거는 채소종류가 안 싱싱할 때가 많다. 특히 양상추처럼 쉽게 물러지거나 갈변하는 제품들은 늘 구매할 때마다 어느 정도는 버린다고 생각하고 산다. 좀 더 큰 크로거에 가면 괜찮을 때도 있던데 우리 집 근처 크로거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은 편이다. 이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듯하다. 
 

그래서 가격은?

가끔 한국 지인들이 미국 물가가 어떤지 물어들 보신다. 근데 미국은 워낙 땅이 넓다 보니 지역 편차가 정말 커서 뭐라고 정확히 딱 집어 말하기가 그렇다. 당연히 캘리포니아나 뉴욕 같은 대도시는 물가가 더 비싸고 아이오와나 캔자스 같은 곳은 더 저렴한 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그래서 대충 얼마인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생필품과 식료품 가격을 적어보고자 한다. 다음 포스팅에 쓸 다른 마트와의 비교를 위해 크로거 자체 브랜드가 있는 경우 저렴한 자체 브랜드 가격으로 적도록 하겠다. 

  • 양파: 1파운드 $1.39, 3파운드 $2.99
  • 계란: 12개 $1.99, 18개 $2.98
  • 우유: 하프갤런 $1.89, 1갤런 $2.59
  • 화장실 휴지: 12 롤 $7.99, 18 롤 $14.99
  • 페이셜 티슈: 4팩 $6.49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의 유명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에 대해 적어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장점과 단점 위주로 적었으니 사람에 따라 경험은 다를 수 있겠다. 일단 내 생각에 가장 큰 장점은 간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Little Clinic이 있다는 것이다. 혹시 집 근처에 크로거가 있고 리틀 클리닉이 있다면 급한 응급처치가 필요할 때 ER이나 Urgent Care대신 들러봄직하다. 또 자제 상품들 질과 가격이 좋은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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